702번째 이야기
최가희 | 2014-02-13 | 조회 2727
막연히 언젠가 나도 장기기증을 신청해야겠다 라고만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선뜻 먼저 사이트를 찾아본다거나 하는 노력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간호사로서의 직업을 가지게 되고 직접 병원에서 일을 하다보니 하루하루 느끼는 점이 많았습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부서 자체가 생명의 분위기보다는 죽음의 분위기가 더 압도적이기 때문에 삶과 죽음의 그 경계에 대해 다른 또래들보다 조금은 긍정적인 측면을 갖게 되었습니다.
내가 내 기능을 다했을 때 나의 신체 일부를 누군가에게 주는 것이 단지 무섭고 두렵고 징그러운일이 결코 아닌, 또 다른 누군가를 통해 내가 볼 수 없는 세상을 볼 수 있고 살 수 있는 또다른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는 평생을 살고싶어합니다. 죽음이란 누구나에게 다 두려운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평생을 살 순 없지만 더 오래, 살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장기기증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스스로의 몸으로는 아니지만 누군가를 통해 계속해서 세상을 느낄 수 있따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또 절실한 누군가에세 한줄기 빛이 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정말 행복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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