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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번째 이야기

이동규 | 2019-01-14 | 조회 3580

코디네이터가 저에게 환자 또는 환자 보호자 연락처만 주셨어도 조혈모세포 문제가 쉽게 풀렸을텐데요.
2005년 경에 헌혈의 집에서 헌혈을 하면서 조혈모세포 기증 서약서를 썼습니다. 그런데 2012년 가을 불현듯 저에게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기증 담당 코디네이터라면서 저와 조혈모세포가 일치하는 환자가 지금 있는데 조혈모세포 기증을 해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회사를 다니고 있었지만 알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코디님이 부모님 동의도 받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며칠을 몇차례 전화 통화를 했는데, 유편물도 왔었구요. 저의 부모님에 기증 동의를 그 코디님과 저는 결국 받아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 기증 작업은 불발이 되었지요. 의무병 출신, 수술실에 거의 살았던 간호사가 부모님이어도 기증 동의를 못받으면 무얼 하겠습니까? 그 환자분이 돌아가셨다면 저는 기증 받을 곳이 1곳 줄며 저의 사망율이 폭증 했겠죠. 방금 갑자기 약간의 대응책이 생각 나서 글을 남깁니다. 그때 그 코디님이 제 조혈모세포가 필요한 환자나 그 환자의 보호자의 연락처를 저에게 알려 주었다면 기증 동의 받기 문제 해결은 어떻게 진행되었을까~요? 저와 코디 2명이서 기증자의 부모님을 설득하는게 아니고, 그 아픈 환자분과 그의 보호자까지 기증 부탁에 동참하게 되는거죠. 저도 그 코디님도 머리가 나빴습니다. 좀 기증 담당자분들이 이 방안도 기증 하고픈 분께 넌지시 써먹어 주세요!! 저의 나쁜 머리를 뒤늦게 탓하며 이 글을 남깁니다. 아참 부모님들의 동의 불가 이유가 "못 믿겠다, 무단 장기 적출 아니냐."였습니다. 근데 너무 성의 부족이 있는 부분도 있었다고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전화로 아무리 기증을 간곡히 부탁하면 뭘합니까? 하물며, 돈 빌리는 문제라도 전화로 부탁만 하는건 좀 성의 부족이죠, 그런데 사람에 생명을...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너무 성의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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