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문] 장기이식 50주년에 보는 교회 장기기증 현주소
관리자 | 2020-07-14 | 조회 1541
장기이식 50주년에 보는 교회 장기기증 현주소
생명 나눔 싹 틔웠지만 인식개선 아직
2009년 서울성모병원 개원
장기이식센터 중점 육성
이식 환경 최적화 노력
장기기증 확산에 힘쓰는 한마음한몸운동도 30여 년
발행일2019-04-14 [제3140호, 4면]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에서 빵과 포도주를 나눴다. 이 빵과 포도주는 예수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로 변화된다고 교회는 가르친다. 빵과 포도주로 상징된 은총의 힘은 인간의 생명은 물론이고 영적 생명을 지탱해주며 우리를 하느님께로 인도한다.
성체성사의 신비는 단순히 교회의 가르침에 그치지 않는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여준 성체성사의 신비는 다른 방식과 모습으로 현재를 사는 그리스도인들에게 큰 가르침을 전한다. 생명 나눔의 숭고한 정신을 실현하는 장기이식이 그 중 하나다. 자신의 장기를 다른 사람에게 주는 나눔 정신이 없다면 장기이식은 불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장기이식 50주년을 맞은 서울성모병원(병원장 김용식)의 역사는 혁신적인 의료 문화 정착을 넘어 생명 나눔이라는 숭고한 가치가 실현된 역사를 상징한다.
1969년 3월, 명동 성모병원에서 신장이식 수술이 성공하며 국내 장기이식 역사가 시작됐다. 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신장이식이 성공한지 15년 만에 이룬 쾌거였다.
이후 1988년 뇌사자 간이식, 1992년 심장이식, 1996년 폐장이식, 2004년 소장이식, 2011년 7개 다장기이식, 2014년 간 제외 소화기계 6개 장기 변형다장기이식을 성공하며 국내 장기이식을 선도했다.
2009년 서울성모병원 개원과 함께 장기이식센터가 중점육성센터로 지정되면서 장기이식 발전에 동력을 더했다. 센터는 이식환자만을 위한 중환자실, 수술실, 병동을 갖췄으며 이식 환자를 위한 전문 의료진과 각 장기별로 코디네이터를 운영해 이식 환자와 기증자를 위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수술결과에도 영향을 미쳤다. 3000례를 돌파한 신장이식은 1970년대 25%였던 생존율이 2010년대에는 95%까지 높아졌으며 간이식 환자의 경우 1년과 10년 생존율이 각각 85%, 68.7%에 달한다.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에 따르면 장기이식 건수는 2001년 1370건에서 2018년 4116건으로 3배 증가했다.
인간의 존엄성 실현도 장기이식 50년 역사 속에서 이뤄졌다. 고인에 대한 예우를 최우선으로 하는 서울성모병원은 수술시작 전과 영안실로 떠날 때 기증자를 위한 기도를 바치고, 발인식 및 장례미사에도 의료진이 함께한다. 또한 기증자와 유가족의 뜻을 기리기 위한 미사와 행사도 매년 진행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장 양철우 교수는 “장기이식 수술 외에는 생명을 유지할 방법이 없는 환자와 보호자의 희망이 되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며 새로운 이식영역 도전은 물론이고 우수한 연구 인프라를 구축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장기이식 센터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